실크로드가 문을 연 건 고대 중국 한나라의 무제 때이다.
중국 북쪽 고원 사막지대를 차지하고 있던 흉노족과 대립하던 한나라는
흉노족 서쪽에 있는 '월지'와 손을 잡고 흉노를 치기고 결심하지만
월지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중국 서쪽은 티베트 고원과 높은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월지로 가려면 흉노족이 차지하고 있는 고원 . 사막지대를 반드시 지나야 했다.
이때 장건(?~114년)이라는 신하가 월지에 가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
무제의 허락을 맏은 장건은 100여 명의 병사와 월지로 떠났지만
흉노족에게 붙잡혀 억류되고 말았다.
10여년간 흉노족과 어울려 살던 장건은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흉노족 땅을 탈출했고 한나라가 아닌 서쪽으로 향했다.
수십 일간 여러 나라를 거쳐 파미르 고원을 지난 장건은
마침내 월지에 도착했다.
이 무렵 월지는 흉노와 강대국을 피해 중앙아시아 사마르칸트 일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비옥한 땅과 평화로운 생활에 젖은 윌지 사람들은
흉노족과 전쟁할 마음이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한나라와 힘을 합쳐 흉노를 공격하자' 는 장건의 제안도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장건은 한나라로 돌아가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흉노족에 붙잡혔지만 1여년 만에 탈출한 장건은
13년 만에 한나라 수도 장안에 도착했다.
장건은 한 무제에게 13년간 자신이 직접 살펴본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대해 자세히 보고했다.
장건의 말을 들은 한 무제는 군사를 일으켜 흉노족을 더 북쪽으로 몰아내고
중앙아시아로 나아가는 길을 개척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아시아를 거쳐 유럽의 로마까지 이어진 실크로드는
총길이 약 6400km에 이르렀고
이후 오랫동안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를 잇는 교역로로 번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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