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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마음먹어야 잘 살까?

배델창 2020. 2. 7. 11:48


마음은 마음먹기 나름이다라는 말. 맞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꽤 오랫동안 실망감 안에서 살았습니다. 사회에 대한, 교회에 대한, 그리고 저 자신에 대한 실망감. 실망감이 커질수록 제 마음 안에는 냉소적인 것들이 들어차기 시작했습니다. ‘나자렛에서 뭐가 나오겠어?’하고 냉소적 태도를 취한 나타나엘처럼.

더 큰 문제는 냉소적 태도를 가지다 보니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큰둥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작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제가 가진 작은 재능, 사람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소위 심리 분석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되고, 저 자신의 필요성을 느끼다 보니 희망이라는 작은 꽃이 피어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마음도 생기더군요. 희망이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 체험한 것입니다. 신문에 나오는 부정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냉소적이 되고, 스스로를 붕괴시키는 어이없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나 미국의 배트맨 사업가처럼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사회에 대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깁니다. 마음은 희망을 갖는 것에 달렸다는 거지요.


두 번째 이야기, 마음은 참 신기합니다.

칠십까지만 일해야지생각하였더니,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급한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시간이 아까워. 이제 얼마 안 남았어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그 소리가 제 등을 떠미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냐, 구십까지 길게 가자하고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하늘이 보이고, 꽃이 보이고, 마치 산책하는 사람의 마음처럼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기도 합니다.

 

사람이 가장 사람다울 때가 언제인가 묻는 말에 죽음 직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죽음을 목전에 두면 더 정직해지고, 더 진정한 자신이 된다고 합니다. 이 세상을 홀가분하게 떠나기 위해서 밀린 부채를 갚으려고 하고, 밀린 한을 덜기 위해서 용서를 청한다고 합니다.

죽음만큼은 아니지만, 죽을 만큼 힘들 때도 사람들은 내적으로 성장합니다. 가장 악조건에서 자신 안의 가장 큰 자원을 발견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마치 죽을 것 같은 훈련의 과정을 마친 사람들처럼 당당하게 다음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면 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비교적 평탄하게 굴곡 없이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첫째, 자신 안의 감정들, 편안한 감정이건 불편한 감정이건 친구들과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전문상담가의 도움을 받고요. 이런 느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마음을 편안히 만드는 방법은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털어놓는 것입니다.

둘째, 몸 안의 피로감을 줄여가세요. 몸도 과부하가 걸리면 피로물질이 쌓이면서 장애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몸이 주는 신호가 느껴지면 몸을 위한 무엇인가를 해야 합니다. 셋째,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 나름의 우아하고 비싼 여행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현실이 시궁창 같다는 느낌 속에 사는 분들은 자신을 그곳에서 벗어나게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요즈음 자살문제가 아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실 없는 삶에 지친 사람들이 목숨을 끊는 일전문가들이 많은 대책을 내놓았는데, 사실 자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먹고살 만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 우리나라에서의 자살 이유와 복지국가인 선진국의 자살 이유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막는 방법은 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얀마. 아웅산 수지 여사로 인해 다른 나라들에 알려진 나라인 미얀마 사람들은 오랫동안 군부 독재 하에서 신음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군부는 영악하게도 모든 것을 독점해서 미얀마 사람들을 거의 빈민 수준으로 살게 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차단하여 무기력증에 걸리게 하고, 하루하루 연명하는 정도로만 살게 해서 교육도 다른 무엇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미얀마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고 하는 말은 틀린 것이고, 군부 집단은 부를 누리고 있고, 국민들만이 가난한 나라라고 해야 맞지요. 더욱이 사람들이 서로를 고발하게 만들고, 반정부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군부 시대처럼 끌고 가서 고문하고 죽이는 일을 지금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살기 힘든 죽고만 싶은 상황 속에서 사는 사람들.


그런데 이런 나라에 소매치기가 없습니다. 여행자들이 가방을 열고 다녀도 아무도 훔쳐가지 않습니다. 이들이 범죄행위도, 자살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불심, 부처님에 대한 깊은 신심입니다. 두 번째는 가난한 사람들 간의 깊은 형제애입니다. 불심은 둘째 치고, 미얀마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아주 깊다고 합니다. 불편한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누군가 급한 볼일이 생기면 그 사람이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고, 먹을 것이 생기면 서로 나누고, 낯선 사람도 불러서 먹인다고 합니다.

복음에서 빵의 기적이 일어난 대목을 연상케 하는 삶입니다. , 미얀마 사람들이 죽고 싶은 상황 속에서도 건강하게 사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 때문인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서 후진국이라느니 하는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후진 놈들인 거지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 나를 지켜주는 이는 하느님, 성모님,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대화를 나누고, 작은 선물을 주고받고 하는 작은 행위들이 나를 죽음에서 지켜주는 견고한 힘인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펜을 들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도 전하고, 가끔은 만나서 차 한 잔도 하고, 지쳐가는 마음을 추스르시기 바랍니다.

 

       

* 홍성남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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