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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산책: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 - 산책을 마치며

[최성준 신부와 함께하는 동양고전산책]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 - 산책을 마치며 동양고전의 세계를 둘러본다고 산책을 나선 지 어느덧 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산책치고는 꽤 긴 시간이었습니다. 2016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 12월입니다. ‘동양고전 산책’을 마치며 우리가 함께 걸었던 동양고전의 길을 돌아보고 아울러 우리가 살아온 길도 돌아보려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은 혼돈 그 자체입니다. 대통령의 측근 비리와 국정농단에 국민들은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으며, 실망과 충격 속에 빠져 있습니다. 예부터 부(富)와 권력이 집중된 곳에는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가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부귀를 가까이 하면서도 청렴결백한 이를 만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권력과..

동양고전산책: 동양의 덕목으로 풀어 본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9) 절제

[최성준 신부와 함께하는 동양고전산책] “절제를 통해 얻는 영혼의 자유로움” - 동양의 덕목으로 풀어 본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 ⑨ 절제 어느 날 갑자기 나무는 말이 없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둘 이파리를 떨군다.1) 만추(晩秋)입니다. 나무가 이파리들을 붉게, 노랗게 물들이다 하나둘씩 떨어뜨립니다. 나무를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봄에 새싹을 틔우고 화려한 꽃을 피우더니, 여름엔 무성하게 자란 잎이 숲을 신록으로 물들입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탐스러운 열매를 맺습니다. 그 다채롭고 풍성하던 나무는 가을이 깊어지면서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습니다. 이파리에 공급되던 물과 영양분을 스스로 끊어 버리고 말라서 빛이 바래져 가는 잎을 미련도 두지 않고 떨어뜨립니다. 푸르름을 품고 있으면 추운 ..

동양고전산책: 동양의 덕목으로 풀어 본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8) 온유

[최성준 신부와 함께하는 동양고전산책]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깁니다” - 동양의 덕목으로 풀어 본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 ⑧ 온유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열기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여름을 보내면서 세찬 폭우도 내렸고 태풍도 지나갔습니다. 여름이 지나자 높고 맑은 하늘이 나타나고 그윽한 바람이 불어오는 평화로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가끔 시끄러운 도심을 벗어나 교외로 나가 한적한 시골길을 걷습니다. 핸드폰도 내려놓고 산과 하늘을 보며 조용히 걸어 봅니다. 마음도 한결 차분해지고 평화로워집니다. 그 고요함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약성경의 한 장면이 있습니다. 열왕기 상권 19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엘리야 예언자가 바알신을 섬기는 거짓 예언자들을 죽이고 호렙 산에서 ..

삶의 지혜30: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로마서 강해에서

교부들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30)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로마서 강해’에서 ‘헐벗으신 예수님’ [본문]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마저 내어주셨지만, 여러분은 주님께 빵 한 조각 나누어 드리지 않습니다. 그런 여러분을 위하여 그분께서는 버림받으시고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를 위해 고난을 겪은 나를 거들떠보고 싶지 않다면, 나의 가난함이나마 측은히 여겨다오. 네가 내 가난에도 불쌍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내 병이라도 보살펴주고, 묶여있는 나를 한 번이라도 찾아다오. … 나는 값비싼 것을 청하지 않는다. 한 조각의 빵과 걸칠 옷과 한 마디의 위로를 구할 뿐이다. … 너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발가벗겨진 내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지금도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헐벗고 있는 나를 기..

삶의 지혜29: 아우구스티누스의 인내론에서

교부들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29) 아우구스티누스의 ‘인내론’에서 “인내의 반대인 자살” [본문] 삶을 찾는다면서 스스로에게 죽음을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정말 욥에게서 시선을 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들은 현재의 삶을 없애면서 동시에 미래의 삶도 포기합니다. … 이들은 인내하지 않고 죽음에 굴복하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것을 평화스럽게 참아내야 했을 것입니다. 만일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자살하는 것이 가능했다면, 욥 성인은 악마의 흉포함이 재물, 자녀, 자신의 몸에 가한 그토록 심한 불행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죽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 물론 욥이 인내를 잃어버렸다면, 아내가 원했던 것처럼 불경스런 말을 했거나, 아내가 제안하지는 않았지만 자살했을 수..

삶의 지혜28: 막시무스의 설교에서

교부들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28) 막시무스의 ‘설교’에서 “자선은 영혼을 씻는 또 다른 방법이다” [본문]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죄사함을 받습니다. 죄사함을 받는 세 가지 중요한 종교적인 행위는 기도와 단식과 자선입니다. 영혼을 씻는 또 다른 방법은 자선입니다. 만일 세례를 받고 나서 인간적인 나약함 때문에 죄를 지었다면, 자선행위를 통해서 그 죄를 깨끗하게 죄사함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선을 베풀어라. 너의 모든 죄가 깨끗이 사해졌다.’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죄를 더 자주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 바로 자선입니다. 왜냐하면 세례는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고 세례를 통해서 받을 수 있는 용서도 단 한 번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선을 베풀 때마다, 우..